바티스타 수술팀의 영광: 차근 차근 진행되는 의학 추리극
병원의 구조적 문제 및 내부 파벌, 조직의 위신을 더 우선시하는 태도, 의사들의 인간적인 생활에 대한 것들은 의료 드라마에서 자주 등장하는 소재이다.
거기에 기본적인 의학 치료에 대한 이야기가 물론 깔려있다.
그런데, 이 드라마는 독특하게 거기에 완전 범죄 살인이라는 미스터리한 요소를 넣어서 이야기의 재미를 만들어간다.
“바티스타 수술팀의 영광” 제목만 보면 한 수술팀이 어려운 수술을 감동적으로 성공시키는 의학 감동 드라마가 아닐까하고 생각해봤는데, 그게 아니었다.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던 바티스타 수술팀이 연속으로 수술을 실패하게 되고, 이에 후농성에서 온 관리와 병원장의 후원을 받는 병원 내 한 의사가 팀을 이루어 그 원인을 조사하게 된다.
후농성의 관리인 시라토리는 의도된 실패로 살인이라 규정하고, 타구치는 살인이 아니라 다른 원인이 있을 것이라며 조사를 진행한다.
조사를 해 가는 가운데 바티스타 수술팀원들의 개인적 상황들과 고민들이 하나 하나 드러나기 시작하고, 타구치는 그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노력한다.
하나씩 벗겨지는 사실들은 점점 진실에 다가가고 그렇게 치밀하게 준비된 스토리는 보는 이로 하여금 다음 회의 내용을 궁금하게 만든다.
의학 드라마로 표출되고는 있지만 이 드라마 또한 의학은 배경 소재이고, 주요한 스토리 라인은 수사물에 가깝다.
주인공도 그래서 수술 의사라기보다는 조사자인 시라토리와 타구치인 셈이다.
등장인물 사이에 엮여지는 관계들도 점차 드러나면서 조금씩 복잡한 면모를 보여준다.
인물 사이의 관계들과 사건의 힌트들 그리고 복선들이 엇갈리는 가운데 진실은 조금씩 베일을 벗는다.
어느 하나 버릴 회가 없이 각 회마다 새롭게 드러나는 사실들로 빡빡하게 드라마가 채워진다.
뭔가 해결이 끝나는듯 하면 새로운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무언가가 제시되고, 그렇게 마지막 회까지 드라마는 숨 쉴 틈 없이 달려나간다.
병원이라는 곳, 그 중에서도 수술실, 일본 내 최고의 기술력을 자랑하는 수술진, 바로 이러한 조건은 그 수술실 내에서 무슨 일이 발생한다고 해도 법적으로 문제를 삼을 수 없는 여건들이다.
실수가 있는다 해도, 그것이 실수라고 규정해줄 더 나은 권위가 있는 사람이 없는 셈이고, 실수가 있다고 해도 그 실수를 밝히기 위해서는 환자 가족의 해부 동의가 있어야 하는 등의 조건이 있어 실수가 밝혀지기도 어려운 상황인 셈이다.
그래서, 시라토리는 바로 그러한 병원 내의 의료 사고를 파헤칠 기구를 만들려는 사람인 셈이다.
시라토리가 대단히 비인간적으로 묘사가 되고는 있지만, 사실 그가 만들려는 기구 자체는 사회적으로나 환자들에게나 꼭 필요한 기구인 셈이다.
지금의 우리 사회에서도 그렇게 사회적으로 필요한 일을 하려면 인간적으로 걸리는 부분이 많을 수도 있고, 그룹 내에서도 왕따를 당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너무 원칙적으로 하는 사람이 자기네 그룹 내에서는 그다지 환영받지 못할 존재인 셈인데, 내부 고발자라는 것도 그런 측면의 사람일 것이고, 사회 전체적으로는 도움이 되겠지만, 조직 이기주의에 사로잡힌 조직에게는 배신자에 불과할 것이다.
시라토리라는 엄격하고 칼날 같이 파고드는 사람이 타구치라는 인간적인 사람과 파트너를 이루어 헤쳐가는 사건의 모습은 인간의 양면성을 드러내는 동시에 사회적으로 그러한 냉정한 점과 인간적인 점이 모두 필요하다는 것을 역설하는듯 하다.
그러나, 우리가 실제로 삶에서 그렇게 양면을 다 잘 소화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2010. 10.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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