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감상평

제니게바(돈권력): 돈이면 다 된다고 믿고 있는가?

Neo Deus 2010. 10. 6. 10:59

 

제니게바(돈권력): 돈이면 다 된다고 믿고 있는가?

 

시작부터 범상치 않다.

1엔을 줍기 위해 달려오는 트럭도 게의치 않는 사람, 마치 모던 타임즈를 연상시키듯 기계처럼 일하고 움직이는 사람들, 죄수처럼 번호로 불리며 직장에서 짤려나가는 사람들..

돈의 노예로 살아가는 현대인의 모습을 단 몇 분안에 재현시켜낸다.

 

불행과 어둠이 가득한 드라마의 배경과 톤은 역시 보기에 대단히 불편하다.

세상의 한 면이자 부정할 수 없는 부분인데도, 역시나 이런 어둡고 불행한 모습들을 보고 있는 것에는 기분이 나빠진다.

너무나도 리얼한 가난과 불행에 대한 묘사는 그것을 떠나고픈 현실적 욕망만큼이나 보기조차 어렵다.

 

우선 제목인 ‘제니게바’를 보면 제니=돈, 게바=Gewalt(권력에 대한 투쟁)의 약자이다.

그건 바로 주인공이 돈에 지지 않고, 돈과 싸워서 이겨보려는 모습을 보며 이름 지은 것으로 돈과 투쟁하는 사람이란 뜻이다.

제니게바를 ‘돈 권력’이라는 번역한 건 뭔가 대충 해놓은게 아닌가 싶다.

 

돈이 없음으로 인해 불행할 수 밖에 없었다고 믿었던 주인공이 “세상에선 돈이 제일 중요하다. 돈이면 안 되는 것이 없다”라는 자신의 신념에 따라 돈과 싸워 이겨보겠다고, 무슨 짓을 해서라도 돈을 모으려고 한다.

돈 만을 목적으로 하는 삶은 결국 성공하지만, 돈으로 행복은 만들어낼 수 없었다.

돈이 없어서 불행이었던 삶은 돈을 얻어도 불행했다.

주인공이 마지막으로 상상했던 자신의 행복한 삶의 모습이란 특별한 것이 아니고, 그저 평범한 우리네 삶의 모습이었다.

극심한 빈부 격차만 없었더라면, 주인공은 물론 그 주변 모든 사람이 다 행복해질 수 있었던 것이다.

 

처절했던 어린 시절, 무책임했던 아버지의 모습과 그래도 전에는 열심히 살려했으나 (아마도 직장에서 해고된듯) 시대의 탓일까? 라고 묻는다.

정확히 어느 시대일지는 모르나 꽤나 어려웠던 시대인가보다.

가난으로 인한 불행한 모습을 충분하리만큼 보여준다.

이렇게 강렬한 불행을 타고 태어난 이들의 눈에는 행복을 타고나는 부유한 것들이 미워질 수 밖에 없지 않을까?

이런 심각한 가난과 불행을 냅두는 것은 사회에 시한폭탄을 안고 살아가는 것과 같지 않을까?

사회는 다같이 그러한 시한폭탄을 해체하고 멈춰야 하지 않을까?

복지는 그들을 위한 시혜가 아니라 사회를 유지시킴으로써 부유한 이들이 스스로를 지키는 방법이기도 한 것이다.

그러기에 극보수주의자인 비스마르크가 복지를 처음 실시한 것의 이유인 것이다.

복지가 없는 사회는 사회적 안전망이 없고, 그러면 소외되는 자는 어떻게든 자기 스스로 자신을 지켜내는 고통을 감내하던지 아니면 범죄의 길에 들어서든지 해야 하는 것이다.

 

극심한 빈부 격차로 인한 부조리와 사회 불안적 요소에 대한 이야기들이 언뜻 언뜻 드러나는 이 드라마는 그러한 메시지를 바탕으로 다시 평범한 진리를 이야기하고자 한다.

“돈이 중요한게 아니라 사람의 마음이 중요한 것이다”

“사랑, 우정은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이다”

스스로 진부하다고 이야기하던 이 진리에 대해서, 드라마에서조차 실제 등장하는 사람들이 지켜내지 못하는 것으로 보여졌던 이 진리에 대해서 “그래도” 그렇다고 이야기하고 싶다는 것이 드라마 작가의 마지막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아닐까?

“당신들은 깨닫고 있지 못할 뿐이지 모두가 제니게바야”

 

2010. 10.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