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감상평

장미없는 꽃집 : 착하게만 살아도 결국 손해보는 것 아니다

Neo Deus 2010. 9. 27. 18:48

 

장미없는 꽃집 : 착하게만 살아도 결국 손해보는 것 아니다

 

너무 착하게만 살아서 자신을 위한 것은 하나도 챙기지 못하는 한 남자, 딸을 위한 복수에 몰두하는 한 남자,  그리고 그 틈의 운명에 얽혀 이루어지기에는 너무 굴곡과 갈등 많은 길을 걸어가야 하는 한 여자...
이 모든 기막힌 운명 속에 선 사람들의 이야기들이 하나 하나씩 베일을 벗어나가며 전개되는 스토리는 관객으로 하여금 눈을 떼지 못 하게 하며, 그 가운데 보여지는 사람 사이의 함께 함과 사랑에 대한 장면들은 따뜻한 감동을 안겨준다.
치밀한 스토리를 적절하게 풀어내고 조여주는 전개와 연출은 작품을 수작으로 만들어내었다.

 

첫 단추가 제대로 끼워지지 않은 사랑, 자꾸 돌이키려 하지만, 다시 돌이킬 수 없도록 또 다른 위기로 엇갈리게 하는 사랑의 이야기는 그 안타까움에 사람을 더욱 끌어들이는 맛이 있다.
문제와 갈등은 계속 되고 관객은 드라마의 전개에 더더욱 빠져들게 한다.
주인공이 좋은 사람일까? 나쁜 사람일까? 에 대한 물음은 마치 미스터리물처럼 관객을 계속 궁금증 속에서 끝까지 끌고 나가게 한다.

 

노지마 신지 작품의 등장인물들을 보면 참 말이 많다.
다른 사람들과 대화를 조근조근 잘 나누는 사람들이 등장인물로 다 등장한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김수현과 유사하다는 생각도 든다.
그렇지만, 세상에는 그런 사람만 있는건 아니지 않은가?
따지고 보면 요즘 세상은 그렇게 대화가 많은 세상이 아닌듯 싶기도 하고, 많은 사람이 그렇게 이런 저런 얘기들을 많이 하며 살지 않는다.
특히나 그렇게 명언들을 많이 날리며 살지도 않고 말이다.
그런 점에서는 꽤나 현실적이지 않은 등장인물들이긴 하다.
그런데, 그게 노지마 신지의 장점이기도 하다.
그런 세세한 대화 속에서 등당인물들의 심리가 기발하게 잘 묘사된다.
가끔 심리학 공부를 한 사람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심리적 특징을 잘도 설명해놓는다.
거기에다, 대사들에는 삶의 지혜와 철학들이 담겨지기도 하고 그러면서 명대사들이 터져나오기도 한다.
그런데, 이렇게 대화가 많이 나오는 드라마의 경우 스토리 진행 위주로 보는 사람에게는 드라마 속도가 늦춰지기 때문에 불만 요소가 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그러한 묘사와 말에 재미를 못 느끼는 사람에게는 전개가 느려서 지루하게 느낄 수 있을듯 싶다.
그러나, 이 드라마는 초반부에는 그런 느낌이 없지 않았으나 금방 스토리에 몰입되고는 지루함을 느낄 틈이 없게 된다.

 

딸을 때리는 유일한 장면이 나오고, 그걸 후회하는 아빠는 이런 말을 한다.
"아이를 때려서 가르친다는 것, 사랑의 매라는 것, 그것은 다 변명에 불과한거야..
그건 그저 아이들이 무서워할 뿐인거야..
아이들은 그렇게 바보가 아냐.. 아이들은 그저 무서워서 말을 듣는척하는거야
아이들에게 말로 설득시키면 돼..  한 번 해서 안되면 계속 될 때까지 얘기하면 돼..
자신이 조급하니까 폭력을 쓰는거야..  빨리 자기 뜻대로 하고 싶으니까 폭력을 쓰는거야
진정한 애정은 끝없는 인내인거야"
옆에서 듣던 매스터는 그 멋있는 말을 학교 교사에게 하라고 한다.
그건 작가가 교육계에 그 말을 하고 싶었다는 얘기다.
학교 현실 상 빨리 대다수의 애들을 통제하려니까 폭력이 필요하다는 변명까지는 들어주겠다만, 애들은 때려야 교육이 된다느니, 사랑의 매라느니, 하는 말은 이제 그만 해야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폭력으로 교육 받은 아이에게 남는 교육은 폭력 밖에 없다.

곧, 폭력을 통해 가르칠 수 있는 것은 폭력 밖에 없다.
학교에서 폭력을 쓰는 아이들은 반드시 과거에 강한 폭력을 당한 경험을 갖고 있다고 보고 된다.
폭력을 사용하며 가르친 것들은 그 순간 억제력을 발휘하지만 반드시 '폭력은 필요한 것이다'는 개념을 심어주게 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드라마의 그 딸을 보면 정말 그런 잘 자란 딸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그렇게 가르쳤기에 그런 시즈쿠 같은 딸이 자랄 수 있었을 것이다.

 

정말 요즘 같은 세상에서 찾아보기 힘든 남만 생각하며 사는 한 남자...

그 사람은 결국 맨날 손해만 보며 살았으니, 행복할 수 없는 것이었을까?

자기 하나 제대로 못 챙겨 바보 같이 산다는 취급을 받았으나, 그는 주변의 모든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사람이었고, 그렇게 주변 모든 사람이 행복해짐에 따라 자신도 행복해질 수 있었던 것이다.
"나는 괜찮아..."  "...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생이란 대단한 것이야"

2010. 9.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