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루지기 : 광인에 대한 성찰이 돋보이는 제대로 뮤지컬 영화
가루지기라는 영화를 보았다.
개봉한지는 꽤 된 영화인데 케이블 방송에서 하길래 보았다.
개봉 당시에는 평론가들에게 꽤나 호평을 받은 영화였는데, 아마도 흥행은 하지 못한듯 싶다.
가루지기는 희대의 정력가 변강쇠를 일컷는 말이다.
영화 제목이나 주제를 보아서는 삼류 애로 영화로 보이겠지만, 정작 사실은 뮤지컬 영화라고나 할까...
영상과 음악에 꽤나 신경을 썼던 영화였다.
사실 스토리나 다른 전체적 구성의 완결도나 완성도에는 별반 관심이 없다.
이 영화에 대해서 총평하고 별점을 내리고자 하는 것은 아니니까..
우선 국악적 바탕과 접목된 뮤지컬 음악이 꽤나 신선하게 다가왔었고, 단순히 억지로 접합시킨 것이 아니라 정말 잘 어울리도록, 또한 그러한 국악의 신명을 서구적인 뮤지컬 스타일에 꽤나 잘 소화시켜낸 것이 놀라운 성과였다고 보았다.
그 마을 아낙들의 군무와 합창 장면 하나 만으로도 이 영화는 충분히 가치가 있어보였다.
이 영화에서 꽤나 인상 깊었던 장면이 하나 있었다.
영화 상에서 가루지기와 사랑을 나누었던 미친 여자 한 명이 있었다.
비가 오지 않아서 동네는 기우제를 지내면서, 곰에게 가루지기를 재물로 바치게 되는 장면에서 였다.
옛날을 배경으로 하는 터라 기우제 중심 현장 및 재물을 바치는 곳으로는 여자들은 접근을 하지 못하도록 금줄을 쳐놓고 있었다.
그러한 금줄을 그 미친 여자가 아무런 상관없이 헤치고 들어가는 장면이 있었다.
가루지기가 재물로 바쳐지자 가루지기를 사랑하는 그 미친 여자가 가루지기를 구하려고 찾아 들어가는 장면이었다.
사실 뭐 사랑을 위해서 그러한 사회적 제한을 넘어서는 장면은 진부한 설정이므로 별다른 감흥은 없었다.
다만, 그 장면을 통해서 번뜩 들었던 생각은 푸코가 이야기하는 정상인과 비정상인의 구분과 이성이라는 논리를 통해서 사회적 규제와 권력을 형성해 놓고, 모든 사람들을 제한시키고 규범 아래 두도록 하는 모습이었다.
마을 사람들이라는 이성적인 사람들은 그러한 이성으로 규정됨으로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금줄이라는 자신에 대한 통제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었던 것이고, 그러한 규범과 통제에 대해서 ‘이성’이라는 체제와 구조를 받아들이지 않았던 광녀는 그것을 깨뜨릴 수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는 그렇게 광녀가 깨뜨린 그러한 체제는 마을 아낙들의 동조로 인해서 급격하게 무너지게 된다.
그리고는 영화의 클라이막스였던 마을 아낙들의 강렬한 굿판(뮤지컬의 모습으로 형상화되는)이 벌어지게 되는 것이다.
전반적인 영화의 진행이나 구조를 보았을 때 감독이 상기의 인식을 가지고, 그러한 모습을 그려냈던 것같지는 않다.
감독의 의도가 어떤 것이었는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어차피 텍스트란 것은 수용자에 의해 새로 창조되는 것이라 생각하고 있으니까...
우리가 평소에 가지고 있는 이성이라는, 지식이라는 규범의 일반화는 마치 무너뜨릴수 없는 성역처럼 구성되어 있다.
지식 영역에서의 전문가라는 이름은 일반인에게 거의 무한에 가까운 권력을 지니고 통제를 해내고 있는 형편이다.
병원만 가게 되도 의사가 뭐라고 말하던, 어떻게 하라고 하던 절대적으로 신뢰하고 자신의 온 몸을 아무런 저항없이 떠 맡기는 모습은 그러한 지식권력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우리가 이성으로 인해 절대 진리에 도달할 수 있다는 믿음은 자신의 주장에 대한 절대적 신뢰를 당연하듯 갖게 하고, 그러한 절대적 본인 신뢰는 상호간의 소통과 이해에 벽으로 작용하게 된다.
작금의 인터넷에서의 소통의 모습을 보다보면 제도 교육의 현장에서 가까운 사람일 수록 그러한 절대 진리에 대한 신뢰가 큰 모습을 보게 된다.
그리고는 항상 말하는 말투가 ‘당신은 틀렸다’라는 어투가 나오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는 그러한 말투로 인해 서로 감정이 상하게 되고, 그리고는 헤어날 수 없는 대립으로 마감되고 만다.
2009. 7.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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